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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한장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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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4-01-29 19:38 조회2,40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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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들을 정리하던 어느 새벽이었다.

커피와 담배에 절어있던 나의 눈은 흑백사진 한장에 머물렀다.

지난 여름, 우방랜드에서 사진동호회 형님의 가족과 함께했을 때 사진이었다.



"동경" 속의 꼬마는 '똥개'라 불리며 항상 부모님과 함께 동호회 행사를 다니는 녀석이다.

나를 삼촌이라 부르며 애교를 부리기도 하는 녀석은

항상 부모님과 함께 다니면서 동호회에서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 녀석이 그날은 회전목마가 그렇게나 타고 싶었나 보다.

저렇게 한참을 구경하며 엄마를 자극하다가 끝내는 엄마와 함께 백마(?)를 탔었다.



당시에는 그저 미소만 짓게하던 사진이었다.

하지만, 사진을 정리하다 "동경"이 똥개의 것이 아니라

나의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어릴적 기억속의 부모님은 항상 일하고 계신다.

내가 눈을 뜨면 일을 하고 계셨고, 내가 잠들기전까지 일하셨다.

그래서인지 나에게 똥개처럼 부모님의 손을 잡고 놀이동산에 갔던 기억은 없다.

내가 기억할 수 없는 가족 앨범속의 아주 어린 나만이

한손에 콜라캔을 들고 즐거워하며 남아있을 뿐이다.

그래서 다시 생각을 해봤다.

소풍, 운동회, 놀이공원... 할머니와 함께한 기억들이 있을 뿐,

어느 곳에도 부모님의 모습은 없었다.



당시에는 많이 섭섭했고 부모님의 손을 잡고있는

또래의 아이들을 부러워했던 것 같다.

하지만 부모님을 크게 조른 적은 없다.

너무 일찍 당연하게 받아들여 버렸던 것이었다.

부모님의 빈자리를 형들과 친구들로 채우고 일찍부터 혼자서 무엇인가를 했었다.

가지고 싶었던 것, 하고 싶었던 일들은

스스로의 범위에서 만족하는 방법을 익혀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머리는 굵어지고 군입대를 앞둔 어느날로 기억된다.

평소 술을 많이하지 않으시는 아버지께서 그날은 얼큰하게 들어오셨다.

잠이 들려는 나에게 다가와 그렇게 꼬옥 안으시며

"우리막내... 그렇게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서울도 가고 싶어했는데... 미안하다. 미안하다..." 하신다.

못내 미안해하시며 속으로만 쌓던 것들이 아버지의 눈동자에서 조금 흘러내렸다.

정작 나는 이렇게 키워주셔서 고맙기만한데...

하고 싶은 것들은 항상 뒤에서 지켜봐주시고 힘이 되어주셨으면서

아버지는 오히려 미안하시단다...



......



내가 가졌던 섭섭함은 부모님의 아쉬움과 미안함에 비하면 아주 작은 것이었다.

"동경" 속에서 나는 항상 여유롭지 못했던 부모님의 모습과 함께

말없이 감싸주던 더 큰 사랑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철없는 막내는

그 큰 사랑을 감히 동경해본다.





2004. 01. 18. 붕어IQ (98' 이세민)




댓글목록

02서윤™님의 댓글

02서윤™ 작성일

  아... 좋아요 좋아...ㅋㅋㅋ 헤헷..

바다현주님의 댓글

바다현주 작성일

  눈물나...ㅠ.ㅠ

샘와이즈겐지님의 댓글

샘와이즈겐지 작성일

  붕작가.. 조아요..

혜선님의 댓글

혜선 작성일

  감동적인데요..평소랑 달라요;

미지동이(03)님의 댓글

미지동이(03) 작성일

  으흣~ 어렸을때도 왕크고 땡그란눈 글리믄서 장난치고 놀았을꺼 같아요~~

Asoto Union님의 댓글

Asoto Union 작성일

  wow...

류종은님의 댓글

류종은 작성일

  아....... 가슴한쪽에서 싸......하게 먼가 전해오면서 눈시울을 적시는 그런........ ㅠ.ㅠ

곽인정/04님의 댓글

곽인정/04 작성일

  와아~~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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